기록 (73) 썸네일형 리스트형 애 낳고 싶은지 물어볼 때 갓난 애기나 한창 귀여운 3살짜리를 상상하게 하면 안 된다. 학원 땡땡이치고, 4등급 정도의 성적표를 받아오는 자식(이게 평균이니까). 혹은 아이돌 잘생겼다며 콘서트 가고 팬싸 가고 싶다고 앨범 사달라고 징징 대는 자식. 혹은 인터넷에서 병신 같은 야동 보며 헉헉 거리면서 자위하는 자식. 혹은 애들 패고 돈 뜯고 다녀서 여기저기 사과하고 물어줘야 하는 자식. 혹은 일진들한테 처맞고 돈 뜯기고 왕따 당해서 울고 괴로워하는 자식을 상상해야 한다. 이게 90퍼센트의 현실이니까. 90년대 생이 출생률의 마지막 희망? 그 어떤 것도 기대하지 말아라 8090세대 여성들은 생존자들이다. 여아낙태의 생존자. 내 위에 오빠가 아니라 언니가 있었다면 난 아버지에 의해 태어나지 못했을 것이다. 90년대 생은 80년대 생 선배들이 당하는 여혐을 목격하며 자랐다.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마셔보기도 전에 '된장녀'라는 말을 접했고, 프라다와 입생로랑을 알기 전에 '김치녀'부터 접했다. TV 속 개그는 페미니즘을 조롱했고, 남성인권보장위원회 따위의 말을 지껄였다. 나는 대학이라는 작은 사회에 던져지자마자 발정 난 수캐들을 감내해야 했다. 나는 오리엔테이션에서 술 취한 동기들을 성추행하는 남선배들을 보았다. 나는 그 순간 5년 정도 후에 내가 취직하면 회사 신입 동기들이 상사에 의해 성추행 당하는 모습을 봐야 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나는 페미니즘을 접하지 못한 채 결.. 한국남자들은 여자들이 도망간 장소를 역차별이라 주장한다. 한국남자들이 여성들한테 껄떡대서 생겨난 여성 전용 시설들 한국남자들이 억지로 여자 방문 따고 들어가서 생긴 여성 전용 고시원, 원룸 한국남자들의 폭력으로부터 도망가기 위해 생긴 여성 전용 쉼터 한국 남대학생들이 여성 학우를 대상으로 성폭력해서 만들어진 여성 학생회 한국남자들의 성추행, 성희롱을 피하기 위해 만들어진 여성 전용칸 할아버지들 폭력 피하려고 마련한 임산부 배려석 한국남자들이 인신공격으로 경력단절 시키는 걸 막으려고 선택하는 교대 입학이나 공무원 시험 한국남자들이 으슥한 주차장에서 여자 죽여서 만들어진 여성 전용 주차장 여자들이 몰린 곳은 어쩔 수 없는 '대안'인데 역차별이라 한다. 여자들은 불쌍한 것과 행복한 것을 구분을 못한다. 나는 여자들이 이것만 구분할 수 있으면 세상이 바뀐다고 본다. 도대체 왜 이런 간단한 걸 구분 못하는진 모르겠지만. 온몸 갈아 희생해서 상대가 행복한 걸 보면 자신이 행복해지는 여성들이 너무나 많다. 나는 받을 때 행복하고 상대방이 희생할 때 행복하다. 어릴 때부터 그랬는데, 내 주변 친구들은 자기가 희생해서 상대방이 행복해할 때 행복해하더라. 그래봐야 돌아오는 것도 없는데. 그래서 이십 대 후반쯤 되니 하나둘 씩 자기를 행복하게 해주는 남자(=내가 희생을 하게 하는 남자)를 찾아서 결혼하기 시작하더라. 시간 맞춰 밥 해다가 남편이랑 애 먹이고 둘의 행복 때문에 자기 부모가 애써 공부시켜 준 거 다 무용지물 만들고 경력단절 돼버리고 시가 가서 노예짓이나 하고 있고 이 모든 불쌍한 것들을 여성들은 행복하다.. 여성들은 책임감에 절여진다 강박증이나 편집증, 혹은 완벽주의가 있는 여성들이 꽤 있을 것이다. 개중에는 안전 강박이라는 게 있다. 현관문, 안전밸브, 가스레인지 등 안전과 관련된 것에서 비합리적인 불안을 느끼는 강박이다. 그런데 이 안전 강박의 원인은 죽음이나 부상에 대한 공포라기보다 죽음과 부상 뒤에 자신에게 향할 '비난'에 대한 공포라고 한다. '책임감'의 문제인 것이다. 안전 강박을 예시로 들었지만 편집증, 완벽주의 등의 다른 강박들도 마찬가지다. 업무의 내용을 몇 번씩 확인하고, 문제가 발생했을 때 나에게 돌아오는 '책임'에 대한 공포. 책임과 책임감이 이미 그 위험 자체보다도 공포의 대상이 된 것이다. 그리고 이 책임감에 절여지면 아주 약간의 위험도 감수할 수 없게 된다. '위험이 존재한다'라는 그 자체가 책임에 대한 비.. 여자는 가난하든 부유하든 결혼은 하지 말아야 한다. 능력이 되면 혼자 살라고 하는데, 그럼 능력 없으면 결혼해야 하는 것인가? 오히려 능력이 없을수록 결혼하지 말아야 하는 게 아닌가? 네가 직업적으로 경력이 없거나 편의점 알바 몇 번 해본 게 다라고 가정해 보자. 그럼 결혼했을 경우 바로 독박 육아에 경제 주도권도 없고 발언권 따위 없을 것이다. 육아하랴, 남편 뒷바라지하랴, 어디 자기계발할 시간이 있겠는가? 그리고 남편이 강간, 신체 폭력을 가한다고 해도 가진 돈이 없으니 변호사 선임은 할 수 이겠는가? 전문직 여성들도 이혼하기 힘든 마당에 돈도 없이 이혼이 가능할 것 같은가? 차라리 능력 없어도 혼자 사는 게 백만 배 낫다. 남편 똥팬티 빨 일도 없이 혼자 방에서 뒹구는 게 얼마나 행복하게. 사사건건 가스라이팅하는 남편이 아니라 서로 생활 영역 지켜주.. 한국 여성들은 평생을 가도 자길 사랑하지 않을 사람을 쳐내질 못한다 코르셋 시절 내 이야기이기도 하다. 뼈 빠지게 입시 준비해서 내 기준 좋은 대학을 들어갔는데 "내가 기도를 덜 해서 그런가 우리 손녀는 대학을 참 못 갔네"라고 말하는 할머니, 콘돔 없이 준강간과 같은 관계와 피임약을 강요하는 남자 친구, 24살이 되자마자 명절마다 결혼 안 하냐고, 하긴 니 주제에 하겠냐고 후려치는 삼촌, 더 좋은 곳에서 살고 싶어 탈조를 꿈꾸는 나를 후려치는 친구, 편입 준비하고 싶은데 여자는 대충 시집이나 가라며 막는 부모님 등. 전부 평생 나와 붙어 있어도 나를 사랑하지 않을 개돼지들이다. 그런데 한국 여성들은 너무 오랜 기간 후려침과 세뇌를 당해온 탓에 저런 개돼지도 못한 인간들을 '가족', '친구', '애인'이라는 이유로 버리질 못한다. 오히려 그 인간들의 인정을 받기 위해 코.. 과몰입에서 빠져나오는 법 별거 없다. 그냥 그걸 해보는 거다. 남이 그린 거 맨날 보고 있다면 그림 한 장이라도 그려보는 것이다. 검열하지 않고 어떤 주제든 상관없이 낙서라도 아무 데나 올려버려라. 남이 써 놓은 소설을 보고 과몰입이 온다면 그냥 떠오르는 것들로 짧은 소설을 하나 써보면 된다. 그리고는 블로그든 어디든 아무 데나 올려버려라. 남이 쓴 책이 대단해 보이면 그냥 짧게 써서 출판사에 보내거나 전자책이라도 만들어봐라. 유튜브만 보고 있지 말고 영상 한 개라도 퀄리티가 낮더라도 상관없으니 만들어봐라. 게임만 하고 있다면 그냥 내가 게임을 하나 기획해봐라. 종이에 끄적끄적 퀘스트를 넣어서 간단한 게임을 하나 설계해봐라. 생각보다 쉽지 않기도 하면서 생각보다 대단한 것도 아니라는 것도 알게 된다. 과몰입은 그것과 관련해서 내.. 이전 1 2 3 4 5 ··· 1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