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울한 감정에 빠져있는 건 인생에 하등 도움이 되지 않는다.
모든 부정적인 감정들은 사실 필요한 감정들이고 나는 그 부정적인 감정들도 충분히 느끼고 분출하는 과정이 인생을 윤택하게 만들어 준다고 생각한다. 어떤 일로 화가 난다면 그 분노를 연료 삼아 어떤 일을 하는 데 사용할 수도 있고, 그렇게 긍정적으로 치환하지 못한다고 해도 분노를 충분히 느끼고 표현해야 나중에 탈이 안 나고 건강하게 지낼 수 있다.
슬픔이나 분노 같은 감정을 부정적이라는 이유만으로 억누른다면 사라지는 게 아니라 마음을 병나게 만들 것이다. 그리고 그런 감정들을 충분히 느껴야 긍정적인 감정들도 온전히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억울한 마음도 이런 부정적인 감정들 중 일부로 착각하면 안 된다. 억울하다는 감정은 부정적인 감정들과 비슷해 보일 수 있지만 사실 결이 다르다. 다른 부정적인 감정들은 표현할수록 해소가 되고 비워지는 걸 느낄 수 있는 반면 억울함은 늪과 같은 거라서 계속 그곳에 머물수록 더 깊이 빠지게 될 뿐이다. 그래서 부정적인 감정을 충분히 느끼겠답시고 억울함만 곱씹고 있으면 마음에 병이 나거나 이상한 쪽으로 자기 합리화를 하는 괴물이 되는 것이다.
1. 억울한 마음이 생기는 프로세스
억울하다는 감정이 생기는 과정을 타고 올라가다 보면 처음엔 그 시작이 억울함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화가 나고, 슬프다는 감정이 드는 일을 겪고 그걸 느끼다 보면 내가 이런 감정을 느낄 대우를 받을 사람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 것이다.
그럼 한번 생각해보자. 왜 나는 그런 대우를 받을 만한 사람이 아닌 걸까? 그 근거는 어디에 있을까?
이유가 없다.
근데 그렇게 따지면 세상에 그런 대우를 받아도 마땅한 사람은 없다. 세상에 벌어지는 모든 일은 이유 없이 그냥 일어나는 것인데 나는 그 일을 겪지 않아도 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나는 억울함이 자기 우월감에서 시작한다고 본다. 자기 우월감이 나쁜 건 아니다. 하지만 그냥 일어나는 일을 붙잡고 '나는 이런 파렴치한 일을 마땅히 겪어도 되는 사람이 아니야'라고 생각하고 있는 건 상황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2. 그럼 억울함은 쓸모없는 감정인가?
아니다. 억울함도 필요한 감정이다.
다만 앞서 말한 분노, 슬픔, 부끄러움 같은 부정적인 감정들과 달리 충분히 느끼고 표현해야 될 것이 아니라 그냥 몸이 보내는 신호로 인식해야 한다는 것이다. 배가 고파서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나는 것을 충분히 느낄 필요가 없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그냥 입에 먹을 걸 넣으면 된다.
억울한 감정이 든다는 건 나에게 결핍이 있다는 뜻이니 그 원인을 찾아서 채워주거나, 당장에 채울 수 없는 것이라면 준비를 하고 있다가 때가 되면 채워주면 되는 것이다.
돈이 없는 집에서 태어나서 억울한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이미 일어난 일이다.
돈을 많이 벌고 싶으면 남들보다 아껴가면서 냉철하게 돈 계산 잘해가면서 살아가면 된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인생에서 돈이라는 보편적인 가치가 자기 자신한테는 큰 영향력이 없을 수도 있다. 그럼 그냥 억울함을 느낄 필요 없이 살아가면 된다. 이게 자기 합리화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냥 그러려니 해라. 이런 부분에서 자기 우월감을 느끼면 좋지 않을까 싶다.
남들보다 몸이 약하게 태어나서 억울한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이미 벌어진 일이다.
건강 조심하면서 운동과 건강 관리하면서 살거나, 짧게 살다 가더라도 원하는 걸 해보련다 하면 그렇게 하면 되는 것이다.
억울함은 정체다.
우리에게 주어진 건 그냥 상황일 뿐이고, 우리는 주어진 상황에 최선의 선택을 하면 된다. 여기서 선택을 할 때 보편적인 가치를 고려하거나 남들이 권유하는 것을 선택하면 안 된다. 자기가 생각했을 때 최선을 골라야 한다. 남들이 하라고 해서, 사회에서 이런 게 좋다고 해서 선택권을 넘겼다가 일이 잘 안 풀리면 또 억울해지는 것이다. 사실 선택권을 넘겼다는 것도 일종의 선택이고 본인이 자초한 건데 말이다.
정체하지 말고 선택해서 다음 챕터로 넘어가자. 최대한 많은 상황을 겪어보자. 나는 인생을 잘 산다는 의미가 최대한 많은 걸 맛보는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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