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한 여성은 결혼과 출산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미국 고등학생 튜티에게 들은 얘기를 공유하고자 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똑똑한 여성이면 자연스럽게 각성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성공이란 주제로 잡담을 나누다가 미국에서 이 튜티 나이대 아이들은 여성의 성공을 어떻게 정의할까 궁금해져서 물어봤다. 그런데 벙찐 얼굴로 "Women's success depends largely on wether she is married and if she is, on whether she has to give birth and take care of the child." 라고 말하는 게 아니겠는가. 여성의 성공은 결혼을 했는지 안했는지에 그리고 결혼해버렸다면 아이를 낳고 키우는지 안 키우는지에 달려있다는 말이다. 그래서 그 아이가 하는 말의 맥락이 궁금해져 그게 무슨 뜻이냐며 순진한 표정을 짓고 다시 물었다. 그에 대한 대답이다.
"When a woman gets married to someone, regardless of the level of her personal success, she is called 'Mrs. [man's last name]'. She almost literally loses her name, which stands for her identity. For example, in social gatherings, she will be addressed as the wife of Mr. someone, and when people write to her, she will come later than her husband. If she has a child, the child will call her 'mom'. So in the end, the only person who remembers her name is her husband. Then again, how often does husband call his wife by her name these days?"
- "여성이 결혼을 하게 되면 그가 얼마나 성공했는지에 상관없이 남자의 성으로 불리고, 그는 자신의 이름을 잃게 돼. 예를 들면, 파티나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에서 그는 어떤 남자의 아내로 소개되고, 사람들이 그에게 편지를 쓸 때 그의 이름은 남편 이름 뒤에 오게 되는데, 만약에 아이가 있다면 그 아이는 그 여성을 '엄마'로 부를 것이니, 결국 마지막에 그의 이름을 기억하는 사람은 그의 남편뿐이야. 그렇지만 요즘 세상에 어떤 남편이 자기 부인을 이름으로 불러?"
"The fact that the survival of her identity now depends on the sleek memory of her husband is problematic. What if the husband is tyrannical? What if he wants to erase her name forever? I think that's the nature of marriage where one party, often women, loses her name. There are husbands who follow women's names. But they often cause confusion, unfortunately. Man, no matter how unsuccessful he is compared to his wife, seems to find it detestable that he loses his identity to the superior wife."
- "여성의 정체성이 남편의 얕은 기억에 달려있다는 건 문제야. 남편이 자기 멋대로 사는 사람이면? 만약 남편이 겁도 없이 여성의 이름을 영원히 지워버리고 싶어하면? 내가 생각했을 때, 주로 여성쪽에서 이름을 잃는 결혼의 본질이다. 여성의 성을 따르는 남편들도 물론 있지.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런 커플들은 사회적 혼란을 야기해. 남자들은 자기가 여성에 비해 얼마나 열등하고 인생 말아먹었는지 주제파악도 못하고, 그 정체성을 여성에게 빼앗겻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워하지."
"When women remain single for life with no child to take care of, they are largely free from the constant threat of losing her identity and achievement. Even of she is, in the eyes of the society, not so successful, she will remain herself. For example, think of Marnie who is the waitress at the local restaurant. She is around my mom's age but never married, only making her own living. Everyone knows her name -Marnie Anderson- precisely because she remains who she is. Meanwhile, even you don't know my mom's name. Her name is Elisa, and she is 'Mrs. Rosenberg'. To many, my mom's life seems much more comfortable and luxurious. She also has me and my brother Sam. She seems pretty happy with her life too. Nonetheless, she has lost being Elisa Bloch."
- "여성이 결혼을 하지 않고 아이도 낳지 않는다면 그는 정체성과 업적을 잃을 것이라는 끝없는 두려움으로부터 자유롭지. 사회 기준에서 그가 그다지 성공한 인생을 살지 못하더라도 그는 자기 자신으로 남아. 예를 들면, 우리동네 음식점에서 일하는 마니를 생각해봐. 그는 우리 엄마 나이정도지만 결혼을 하지 않았고, 그저 자기 자신 먹고 살기 위해 일하지. 모두가 그의 이름도 알아. -마니 앤더슨- 바로 그가 그 자신으로 남아있기 때문이야. 근데 너는 우리 엄마 이름을 모르잖아? 우리 엄마 이름은 '엘리사'야. 그런데 지금은 누구도 그렇게 부르지 않아. 엄마는 '로젠버그 부인'이지. 많은 사람들에게 우리 엄마 인생은 편하고 부유해보일거야. 엄마에게는 나와 오빠 샘이 있지. 스스로의 인생에 꽤 만족한 것 처럼 보여. 하지만 엄마는 '엘리사 블록'임을 잃어버렸지."
"Of course, I know Bloch was already my grandpa's name. Only Elisa is -was hers. But When she was all by herself, with no Rosenberg, she was Elisa. And when she left her father's home, she was Elisa Bloch, all by herself. Now her life centers around being and being surrounded by Rosenberg. I am Rosenberg. Sam is Rosenberg. My dad is Rosenberg. So she becomes Rosenberg. Her dreams and wishes are Rosenbers's. For example, her biggest wish at the moment is my entering a good university. And that's not Bloch's wish. That's Rosenberg's wish. Last time I asked Marnie, she said she wanted to visit Barbados next summer. That's Marnie's wish, nobody else's."
- "물론 '블록'이 이미 할아버지 이름인 건 알아. 오직 '엘리사'만이 엄마의 것이었지. 하지만 엄마 인생에 로젠버그가 없었을 때, 엄마는 오롯이 '엘리사'였겠지. 그리고 엄마가 아버지 집을 떠났을 때, '엘리사 블록'이었고. 이제 엄마 인생은 로젠버그로 가득찼어. 나도 로젠버그고 샘도 로젠버그고 아빠도 로젠버그지. 그래서 엄마도 로젠버그가 되었어. 엄마의 꿈과 희망들은 모두 로젠버그의 것이다. 예를 들어볼까? 지금 엄마의 가장 큰 소원은 내가 좋은 대학에 들어가는 거야. 그리고 그건 '블록'의 소원이 아니야. 그건 로젠버그의 소망이지. 저번에 마니한테 물어보니까 마니는 내년 여름에 바르바도스에 가고 싶대. 그건 다른 누구의 것도 아닌 마니의 소원이야."
"So yes, women's success depends. But should we set the premise that it is her success, then the first is that she should not get married and have no baby."
- "그래서, 여성의 성공이 뭔지는 상황에 따라 달라. 하지만 우리가 '그 자신'의 성공을 기준으로 삼는다면, 우선 그가 결혼을 하지 않고 아이를 낳지 않는 거야."
튜티의 똑똑하고 통찰력 깊이에 감탄이 절로 나왔다. 미국은 결혼하게 되면 여성의 성이 바뀌어서 저런 상황이 전개되는데, 한국에서 결혼하고 아이 낳으면 'xx엄마', 'oo아내'로 물리는 것과 마찬가지로 볼 수 있다. 그나마 살만하다는 미국도 머리 좋고 생각에 깊이가 있는 여성은 자연스럽게 각성하게 된다. 그런데 이렇게 작디 작은 나라에서 깨닫지 못하고 그저 남들과 똑같은 인생을 살아간다면 자신을 존중하는 것일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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