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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남자는 커도 애야"라는 말의 효과

남자들이 사회적으로 더 유리한 위치에 있으면서도 자신들을 '아이'로 포장해 여성들에게 '돌봄 서비스'와 '모성애 서비스'를 받겠다는 말이다. 예를 들어, 남자들은 회사에서 돌아오면 자신은 아직 애라고 하면서 육아, 가사노동 등을 전부 여성에게 맡겨버린다. 게다가 이런 남성의 유아화를 미디어나 SNS 등에서는 희화화 시키고 훈훈함으로 포장한다. 그리고 그 이유를 여성의 모성애 때문이라고 강조한다.

 

이제 알겠는가? '남자는 커도 애'라는 말이 '여성 노예화'를 어떻게 숨기고 정당화하는지 말이다. 이것이 또다른 예로는 남자들이 여자의 말을 취급하는 태도에 있다. 평소에 남자들은 여자 말 따위 그냥 시끄럽고 피해망상증 환자의 소리로 치부한다. 여성들은 제대로된 사고가 불가능한 멍청이로 내몰린다. 남자들이 페미니즘을 무시하고 '사랑 못받아서 그래'라고 매도하는 것도 하나의 예다. 행동은 저러면서도 말로는 "어머니 말 잘 들어라", "와이프 말 틀린 거 없다"라고 한다. 어머니나 와이프도 여자인데 이상하지 않은가? 이 것은 마치 여성들이 권력을 쥐고 있는 여성 상위시대이며, 남성들이 아이처럼 불쌍한 존재로 여겨지는 것처럼 포장된다. 게다가 여성들의 노동력은 모성애를 핑계로 착취된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가정에 집중하는 여성들은 커리어를 잃게 된다.

 

이는 상당히 교묘한 수작이며 여성들은 생각보다 이런 일들을 일찍 겪는다. 어릴 때를 생각해보자. "니가 남동생/오빠 밥 좀 챙겨줘", "집안일 좀 도와줘" 등 남자형제나 아버지에게는 요구하지 않는 일들을 강요당한 적 많지 않은가?

 

그렇기에 '남자들은 커도 애다'라는 말은 단순한 유머따위가 아니다. 여성들은 사회적 약자로 머물러 차별을 당하고 여성들의 목소리는 무시 당해도 되지만 가정에서는 '아이'가 된 남성을 위해 돌봄 서비스와 가사 노동을 제공해야된다. 그리고 스플래시 효과로 '어머니말은 위대하다', '와이프 말은 거스르지 말자' 등의 말들을 사용해 여성상위시대를 표현한다.

 

가정에서의 권력은 사회에서의 권력을 의미하지 않는다. 

사회에서의 권력은 노동의 댓가가 주어지지만 가정에서의 권력은 착취되는 것들 의미한다. 한마디로 가정에서 권력을 쥐고 있는 여자라는 것은 남자들 뒷바라지하고 가사노동과 독박육아에 시달리는 여성을 일컫는다. 더 웃긴 사실이 있다.

 

가정에서 아버지의 소외화?

이건 정말 웃길 수밖에 없는 말이다. 남자들이 자신을 유아화하며 돌봄 서비스라는 건 다 받아먹고 아버지와 남편으로서 자식과 아내에게 존경, 존중을 받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한국 중년 남성의 자살률이 높고 지금은 여성 상위시대라며 투덜댄다. 이건 사실 억울함이 아니라 인과응보, 자업자득 아닐까?

 

고작 하나의 프레임만으로도 이렇게 커다란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을 보면 남자들이 얼마나 이기적이고 야비한 지 알 수 있다. 하지만 여성들은 더 똑똑해졌고 이제 더이상 수작에 당하지 않는다. 앞으로 '남자는 커도 애다'라는 말을 하는 사람이 있으면 이렇게 대답해주자.

 

"내 애도 아닌데 왜 내가 돌봐줘야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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