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혼자 신체적, 정신적 건강 망치면서 임신과 출산을 하는데, 남편이랑 '동등하게' 양육권을 갖고도 억울해하지 않는 기혼자들이 있다. 자기 혼자 임신, 성병 리스크 가지고 하루라도 정혈이 늦어지면 전전긍긍하고 꾸역꾸역 남자 친구랑 관계 가지면서도 억울해하지 않는 여자들이 있다. 정말이지 이런 여자들 모두 비정상으로 보인다. 후려치는 의미로 말한 게 아니라 정말 말 그대로다.
다들 회사에서 나 혼자 시행한 프로젝트 다른 동료가 채가면 길길이 날뛸 거면서 말이다. 혼자 아이디어 내서 그린 작품을 고작 물감 한 개 빌려준 친구가 '내가 파란색 물감 빌려줬으니 나도 같이 그린 거나 다름없어."라고 하는 것이랑 대체 뭐가 다른가?
왜 혼자만 임신과 출산을 하고도 남자랑 양육권 나누는 걸 억울해하지 않는가? 이게 '비정상'이 아니면 무엇인가?
나는 각성하기 전에도 관계, 출산, 임신을 할 생각이 전혀 없었다. 그 때는 여성 혐오라는 개념이 없었을 텐데 어떻게 그런 생각을 했냐고? 왜냐하면 '억울'했기 때문이다. 상대 남자에게는 아무 피해가 없는데 나만 오롯이 피해를 본다는 게 너무도 '억울'했다.
먼저 연애할 때의 관계에 대해 얘기해보자. 여자가 관계를 가지면 세상에 완벽한 피임은 없기에 원치 않는 임신의 위험을 떠안아야 한다. 또한 여자는 생식기가 안으로 말려들어간 구조라, 바깥으로 튀어나온 남자와 달리 성병에 훨씬 취약하다. 뿐만 아니라 남자들의 근력이 상대적으로 더 세기 때문에 강간, 폭행의 위험도 있다. 몰카는 덤.
그런데 남자는? 남자가 떠안는 리스크는 뭔가? 혹시나 피임 실패하면 내가 책임져야한다는 불안감? 그냥 연락 끊고 튀는 놈들이 대다수지만, 임신 중단 비용을 대준다고 한들 임신당한 여자 쪽이 더 큰 손해인 건 팩트다.
이번에는 결혼 후 임신과 출산에 대해 말해보자. 임신과 출산이 여자 신체에 끼치는 해악은 말 안 해도 다 알 것이다. 애 하나만 낳아도 분만할 때의 고통은 기본, 그 외의 온갖 합병증(치질, 탈모, 암, 뼈와 장기 망가짐, 수명 줄어듦)까지 생긴다. '함께' 애를 만들었다는 남편은 임신과 출산은커녕 털 하나도 다치지 않고 멀쩡하면서 양육권을 동등히 나눈다고? 대체 이걸 어떻게 억울해하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
영화에서 남자 친구랑 관계를 가진 여자가 벌벌 떨며 임신 테스트기를 사용하는 장면이 나오면 내가 다 억울해서 머리가 지끈거린다. 막 출산한 여자가 기진맥진해서 누워있는데, 옆에서 출산의 고통 한 번 안 겪은 남편이 아기를 안아보더니 "얘가 내 딸(아들)이야...?"하며 기뻐하는 꼬락서니 보면, '감동'은커녕 짜증 나서 장기가 뒤틀리는 기분이다.
생판 남인 나조차도 이렇게 억울한데, 어떻게 당사자인 여자들은 그리도 아무렇지 않게 여전히 꾸역꾸역 남자와 관계를 가져주고 아이를 낳아주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이 글의 요점은 단지 '어떤 행동(관계든 출산이든)을 하면 나에게 피해가 와서 싫다'가 아니라, '상대방과 내가 같은 행동을 했는데도 나만 피해를 본다는 것'이다. 정자은행에서 비혼모로서 임신과 출산을 하는거라면 거부감이 덜 하다. 왜냐. 임신과 출산의 고통은 비혼모나 기혼자나 똑같겠지만 전자는 적어도 '양육권'을 생고생한 여자 혼자 갖는 정당함이 있기 때문이다. 반면, 후자는 혼자 생고생해놓고 양육권을 아무 고생 안 한 남자와 나눈다.
관계도 마찬가지로, 만약에 여자, 남자 모두 임신과 출산이 가능해서 위험을 둘 다 갖는다면 차라리 덜 억울할 것이다.
개돼지들은 "생물학적으로 여자와 남자가 다른 걸 어떡해. 여자가 임신하는 몸으로 태어난 건 어쩔 수 없잖아..." 이럴 게 분명하다. 어쩔 수 없긴 뭘 어쩔 수 없는가? 그냥 남자 안 만나면 다 할 필요가 없어지는 걸 말이다. "억울하긴 해도 사랑하는 남자한테 아기 낳아줄 수 있고 관계 가질 수도 있지..."라고 하는 여자들은 진짜 불쌍하다.
만약에 남자들이 임신과 출산 가능한 몸이었으면 '사랑하는 여자' 대신 애 낳아주려고 할 것 같은가? 예전에 나온 뉴스 기사 중에 이제는 과학이 발달해서 남자 몸에 '인공 포궁'을 심을 수 있다는 기사가 있었다. 당장 내일이라도 그 기술을 상용화시킬 수 있을 정도로 발달됐다고 한다. 그런데 왜 아직까지 개발 안 하는 줄 아는가? 왜냐면 어차피 여자들이 낳아줄 거니까. 힘든 건 여자들한테 다 떠넘기면 그만인데 등신도 아니고 뭐 하러 지들이 대신 '희생'하려고 하겠는가? 나중에 남자 몸에도 심을 수 있는 인공포궁 개발되면 어디 한 번 확인해 봐라. 남자들 중 "내가 여자를 대신해서 임신, 출산할 거야!"라고 선언하는 남자가 과연 몇이나 나오는지.
하여튼 저렇게 뭐가 억울한지 아닌지도 구분 못하는 여자들은 사고 회로가 다른 걸 넘어서 아예 망가진 것 같다. 지능문제? 아니, 이건 멍청한 걸 넘어서 그냥 정신병이나 다름없다. 아니 차라리 정신에 문제가 있어서 모르는 거라면 다행이다. 의외로 기혼자들이나 연애하는 여자들 중에 "모유수유라도 남편이 했으면 좋겠다... 여자인 나만 임신, 출산하는 거 억울해!", "관계 가질 때 싸는 건 남자인데 왜 나만 임신 걱정하고 정혈 늦어지면 벌벌 떨어야 해?" 하는 사람도 많던데 그게 억울하고 불공평하다는 걸 인지하면서도 끝까지 남자 못 버리는 거 보면 정말 의아하다 못해 일종의 이질감과 혐오감마저 밀려온다.
'기록'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맨 박스'와 '코르셋'은 동일하지 않다. (0) | 2022.01.01 |
---|---|
여성의 재생산(출산) 능력은 너무 엄청나서 오히려 공짜 취급을 받는다 (0) | 2021.11.21 |
흉자들이 여성 차별을 부정하는 이유 (0) | 2021.09.29 |
여자들 대부분은 외로워하는 게 아닐 걸 (0) | 2021.09.23 |
컨숨 폴리싱(Consume policing)은 엄연한 정신병이자 정서학대다 (0) | 2021.09.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