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르셋 시절 내 이야기이기도 하다.
뼈 빠지게 입시 준비해서 내 기준 좋은 대학을 들어갔는데 "내가 기도를 덜 해서 그런가 우리 손녀는 대학을 참 못 갔네"라고 말하는 할머니, 콘돔 없이 준강간과 같은 관계와 피임약을 강요하는 남자 친구, 24살이 되자마자 명절마다 결혼 안 하냐고, 하긴 니 주제에 하겠냐고 후려치는 삼촌, 더 좋은 곳에서 살고 싶어 탈조를 꿈꾸는 나를 후려치는 친구, 편입 준비하고 싶은데 여자는 대충 시집이나 가라며 막는 부모님 등.
전부 평생 나와 붙어 있어도 나를 사랑하지 않을 개돼지들이다.
그런데 한국 여성들은 너무 오랜 기간 후려침과 세뇌를 당해온 탓에 저런 개돼지도 못한 인간들을 '가족', '친구', '애인'이라는 이유로 버리질 못한다. 오히려 그 인간들의 인정을 받기 위해 코르셋을 뒤집어쓰고 자기 학대를 빙자한 한국식 노력을 한다. 언젠가 저 사람들이 나를 좋아해 주겠지, 날 자랑스러워하겠지 착각하면서 산다. 완전 핀트를 잘못 잡은 것이다.
저 인간들은 그냥 여성인 네가 네 멋대로 당당하게 살고 큰일을 해내는 게 못마땅한 것이다. 평범한 한국 여성답게 어릴 땐 개돼지 같은 문화 좀 즐기다 때 되면 가축으로 실컷 이용당하다가 뒤지길 바라는 게 본심이다.
저런 인간들의 뇌구조는 우리의 못난 점을 약점 잡아 공격하는 게 아니라 일단 후려치고 싶으니 후려칠만한 점을 먼저 꾸역꾸역 찾고 후려치는 것이다. 절대 네가 어딘가 못나고 완전하지 못해서 후려치는 게 아니다.
네가 후진 대학을 갔다고 치자. 개돼지들 눈에는 이게 후려칠만한 점이라고 생각해서 멍청하다며 깔깔댄다. 그걸 보고 인정 욕구에 불타서 서울대로 편입했다고 한들 "와 진짜 열심히 공부했구나!"라고 축하해줄 줄 아는가? 그렇다면 아직 참 순진하다. 별 가망 없는 전공이라며 전공으로 까기 시작하거나 늦어진 졸업으로 후려치거나 학벌이 중요하지 않은 시대라며 어떻게든 네 노력을 후려칠 것이다.
요점은, 널 안 사랑한다고.
네가 엎어지고 깨지고 울고 좌절하고 신음하고 뇌가 반쯤 잘린 사람처럼 말하고, 다리 잘린 사람처럼 다신 일어나지 못하고 호구같이 이용당하는 꼴을 보고 싶어 한다고. 네가 불행하길 바란다고.
그러니까 제발 주변 개돼지들을 버리라는 것이다.
불가피하게 인간관계를 끊어내지 못하더라도 저 개돼지들한테 인정받으려고 노력하지 말아라. 왜? 애초에 널 인정해줄 생각이 없는 인간들이니까. 왜 그들에게 인정받으려고 하는가?
널 진심으로 아껴주는 인간들은 애초에 네가 자기 존재 자체에 대해 의심하고 불안에 떨게 하지 않는다. "그래, 내가 뭘 하든 못마땅해하는 거 잘 알겠고 너네끼리 실컷 슬퍼하고, 좌절하고, 절망해라. 난 내 일 충실히 하면서 이 세상의 모든 기쁨과 행복을 느끼며 살 거다."하고 살아라.
저런 태도로 삶에 임하는 순간 개돼지들이 다 사라질 것이다. 빛나는 사람이 돼라. 여자는 그 누구의 인정도 필요 없지만 기왕 인정받을 거면 가고 싶었던 나라의 CEO에게 인정받아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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