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거 없다. 그냥 그걸 해보는 거다.
남이 그린 거 맨날 보고 있다면 그림 한 장이라도 그려보는 것이다. 검열하지 않고 어떤 주제든 상관없이 낙서라도 아무 데나 올려버려라. 남이 써 놓은 소설을 보고 과몰입이 온다면 그냥 떠오르는 것들로 짧은 소설을 하나 써보면 된다. 그리고는 블로그든 어디든 아무 데나 올려버려라. 남이 쓴 책이 대단해 보이면 그냥 짧게 써서 출판사에 보내거나 전자책이라도 만들어봐라. 유튜브만 보고 있지 말고 영상 한 개라도 퀄리티가 낮더라도 상관없으니 만들어봐라. 게임만 하고 있다면 그냥 내가 게임을 하나 기획해봐라. 종이에 끄적끄적 퀘스트를 넣어서 간단한 게임을 하나 설계해봐라.
생각보다 쉽지 않기도 하면서 생각보다 대단한 것도 아니라는 것도 알게 된다. 과몰입은 그것과 관련해서 내 안에 어떤 욕구가 있다는 것인데 그걸 쳐다만 봐서는 끝없이 빠져들 뿐이다. 그 욕구를 솔직하게 인정하고 어떤 방식으로든 내보내면 된다.
검열하지 마라. 느끼지 말아야 할 욕구는 없다. 그게 내 욕구를 알아차리는 방법이다. 욕구를 억제하면 더 커진다. 자꾸만 남이 싼 똥으로 향하는 관심을 돌려서 내 안의 욕구를 마주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형체가 있는 무언가로 만들어 보자. 그냥 혼자만의 취미로도 상관없고 거기에서 발전해 돈이 되면 더 좋겠지만 그건 나중 문제다.
그 욕구를 부정할수록 더 커진다. 알아차리고 바로 봐주고 실행에 옮기는 순간 푸쉭 하고 사라지기도 한다. '별 거 아니었네, 막상 해보니까 시들하네'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그럼 미련이 남지 않는다.
그걸 만든 사람, 만드는 과정, 만든 의도 같은 게 보이기 시작하면 과몰입은 없다. 어쩌면 과몰입은 무지에서 오는지도 모른다. 제작자가 만든 틀 안에 갇혀버리는 일이다. 그것에서 빠져나오는 방법은 내가 해보는 것이다. 그리고 내가 해봤으면 남이 한 걸 보면서도 그리 대단하게 여겨지지도 않고 깊게 빠지지도 않는다.
그 과정을 알면 신비감이 사라지고 과몰입은 욕구의 억압과 무지에서 오는 환상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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