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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여성 징병이 안 되는 가장 중요한 이유

여성 징병에 대해서 이러니 저러니 여러 근거들이 나오지만
그 논쟁에 정작 내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항은 빠져 있었다.

내가 볼 때 여성 징병이 안 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여성의 체력이라든지, 각종 사회적 불평등, 임신 출산, 경제적 문제 등등이 아니다.

물론 이것들도 중요한 문제들이지만 사실 부차적이고, 내가 생각하는 가장 중요한 문제는 
여성이 징병됐을 때 여성은 조국이 아닌 적국에 협력할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것이다.
난 만약 내가 한남이라면 여성 징병은 거품 물고 반대할 거다.

아무래도 휴전한 지 70년이 지나고 한참 동안 전쟁이 없어지니까
한남들이 머리가 어떻게 돼서 전쟁이 뭔지 군대가 뭔지 다 잊어버린 모양인데,
군대는 원래 아무나 갈 수 없는 곳이다.

언제나 제국은 내부로부터 붕괴하는 것이지 외부의 침략으로 붕괴하지 않는다.
더 정확히 말해, 피지배계급들의 내부 불만이 심각해지면 외부에서 침략했을 때
피지배계급들이 외부의 적에게 협조해서 제국을 무너뜨리는 것이다.
그래서 군대에는 사회 불만이 없는 1등 시민들만 가는 것이다.

나라가 망하면 손해는 1등 시민이 보지, 2등 시민이 보지 않는다.
2등 시민은 나라가 있으나 없으나 어차피 차별받고 힘들게 사는 거 다 똑같은데, 애써 나라를 지킬 필요가 없다. 

가장 무서운 사람은 이 땅에 소망이 없는 사람이다.
이슬람이 무서운 테러를 할 수 있는 이유가 바로, 이 땅에 소망을 두지 않고 천국에 소망을 두기 때문이다.
지금의 삶이 바닥이고, 이번 생에 삶이 더 나아질 거라는 소망이 없는 사람은 무슨 짓이든 할 수 있다.

그러나 유사 이래 그 어떤 시기에도, 그 어떤 나라에서도 여성이 차별 받는 2등 시민이었던 현실은 변한 적이 없고,
여성이 병역을 면제받았던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남성이 군대에 다녀와서 1등시민이 된 게 아니고, 1등 시민이기 때문에 군대에 간 거다.

이걸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 바로 신체 건강한 남자라도 학력이 지나치게 낮거나 집안이 지나치게 가난하면
병역을 면제받는다는 사실이다. 내 주변에도 신체 멀쩡한데 저런 사유로 병역을 면제받은 한남이 있다.
병역은 몸만 건강하다고 수행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국방부에서 병역 자원을 모을 때 신체 이상으로 중요시하는 게 그 사람의 사회적 계층이다.
국방부는 사회에 불만을 가질 법한 사회 최하층 계급들은 철저히 가려내서 병역을 면제시킨다.
이걸 보면서 나는 "폭동을 일으키거나 적국에 협조할 만한 사회 불만 세력을 배제시키는구나" 싶었다.

그리고 군대 다녀온 내 한남 지인들에게 듣기로는, 군대 내에서는 선임인지 뭔지 하튼 윗사람이
부하 병사들 기분 상태를 매일매일 체크해서 보고한다고 했다.
날씨 표시할 때 맑음, 보통, 흐림으로 표시하듯이 매일매일 그렇게 부하 병사들의 기분 상태를 체크한다고 한다.
그러다가 특정 병사가 한참 동안 매일같이 기분 상태가 흐림이면 구실 만들어서 휴가 내보내거나,
그래도 안 되면 의가사든 뭐든 구실 만들어서 전역 시킨다고 한다. 신체가 건강해도.

이런 걸 볼 때 군대는 신체 건장한 남자라고 하여 아무나 갈 수 있는 곳이 아니다.
국방부에 의해 징병되었다는 것 자체가 일종의 1등시민이라는 표시다.
"넌 사회에 불만 가질 만한 계층이 아니구나"라는 뜻이다.

지가 1등 시민이어서 군대에 간 걸 원인과 결과를 뒤집어서 군대에 다녀왔으니 1등 시민 대우 받는다, 라고 하면 안 된다. 
한남들이 다들 군대 가기 싫어하지만, 그래도 큰 불만 없이 다녀오고, 다녀와서도 국방부 상대로 시위든 뭐든 하지 않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국방부는 애초에 사회에 불만 없는 1등 시민만을 징병했기 때문에.
만약 그들이 사회에서도 차별받는 계층이었다면 군대까지 다녀와서 불만을 참지 못했을 텐데,
이미 1등 시민으로 살고 있는 현실이 만족스럽기 때문에 대한민국 군대는 그 수많은 모순에도 불구하고 유지되는 것이다.

늘 편하게만 살아온 한남들 너네 눈엔 여자들이 하는 시위가 장난처럼 보이겠지만,
여자들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이미 내 삶이 바닥이고, 언제든 생존을 박탈당할지 모르는 환경인 데다
이번 생에는 더 이상 삶이 나아질 소망조차 안 보인다면, 군대 갔는데 적군이 쳐들어왔을 때 무슨 반응을 보일까.
솔직히 그냥 적군 도와주고 싶은 여자들이 많을 거다. 
이 기분을 1등 시민으로 살아온 너네는 모를 거다. 
국가라는 게 나를 보호해줄 때 의미가 있는 거지, 나를 보호도 안 해주는 국가를 여자가 왜 지키고 싶겠냐.

알아야 면장도 한다고, 한남들은 진짜 멍청해서 통치자 노릇도 똑바로 못 한다.
지들에 대한 적개심으로 부글부글 끓는 사람들을 군대보내서 지들 지켜달란다.
여자들이 군대 가서 총을 잡으면 그 총을 너네한테 겨눌까, 적군한테 겨눌까?
너네다 띨빡아.

그나마 헌법 재판관들은 똑똑하기 때문에 이걸 알고 여성 징병 끝까지 반대하는 거다.
여성은 연약하니 어쩌니 핑계 대지만 사실은 여자가 총을 지네한테 쏠까봐임.

 



출처

https://m.blog.naver.com/book-pensieve/2213064648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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