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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불쌍한 남자들을 동정하는 여자들에게

 

 

남자들이 살기가 어렵다며 써 지른 이런 글 많이 봐왔을 것이다. 허구한 날 힘들다며 징징대는 택배 기사, 손님한테 협박받는 택시 기사, 일용직, 남경, 빅이슈 파는 남자들, 심지어 노숙자까지. 본인들이 세상에서 제일 불쌍하며 소외된 계층이라 울고불고 지랄하며 동정을 얻어낸다. 이렇게 동정을 얻어낸 결과 자기들보다 힘든 사람들을 적극적으로 배제시킨다. 즉, 거지 남성보다 우선적인 도움이 필요한 곳이 있다며 주장하는 사람들에게 도덕적 잣대를 들이민다. 각종 사회 문제가 불거지면 첫 번째로 동정받게끔 본인의 엄살을 정당화한다.

 

이에 대한 사례로, 소주값, 담배값 인상된다는 기사 댓글에 (심지여 여초 카페에서도 하나같이) '그럼 일용직 노동하시는 분들 어떡해... 그분들은 그게 낙일 텐데...' 이런 반응들이 많았다. 그리고 택배 기사, 경비원들이 하도 죽는소릴 해대서 요즘 조금이라도 까면 거의 사살 수준으로 '어려운 일 하시는데...'라며 난리가 난다.

 

한국 남자들의 엄살은 '약탈'이라고 본다. 그런 직업과 위치에 있는 여성도 분명히 있는데, 그걸 지들끼리 지워버리고 안 보이는 우위를 점해버린다. 남성의 노동은 점점 숭고화된다. 마치 자원 봉사자처럼. (심지어 택배 기사들 월급이 오육백이란다.) 노동이 쉬우면 그게 노동인가? 힘든 게 당연한 걸 자원봉사자처럼 인정받고 싶어 한다.

 

 

<이 여공들에게 똥물을 끼얹은 자가 누구였을까?>

 

 

반면 여자들은 어떠한가. 공항, 건물 청소원, 돌봄 노동 종사자, 디자이너, 요양 보호사 등 여초 직군들은 쥐꼬리 같은 임금으로 성추행, 강간당해가며 꾸역꾸역 참으며 버텨야 한다. 소리쳐도 남자들이 고의로 묻어버린다. 왜냐? 지 엄살 부려야 하니까. 여자라서 노동 중에 억울한 죽음까지 이른 사람들이 단연코 단순히 힘든 남자들보다 훨씬 많다. 

 

이런 문제점들이 단연 노동 분야일 것만 같은가?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하나다. 남자를 동정하거나 응원하지 마라. 절대로. 남자들이 불쌍하다면 착각이다. 세뇌다. 그 뒤에 남자들이 고의적으로 지운 수많은 억울한 여성들이 존재한다. 무슨 사건에서건 가장 안타까운 건 여자들이다.

 

네가 측은하게 여겨봤자 노숙자, 일용직, 택배 기사, 남경들이 헤까닥 돌아서 칼 들고 길에 나온다고 가정해보자. 그 타깃은 여자들 아니면 누구겠는가? 아무리 피똥 싸게 가난하고 힘들어봤자 걔네한테 살인당하는 여성보다 불쌍한가?

 

이건, 우리나라 여성들이 흑인 인권 운동하는 거랑 똑같다. 우리나라 여성들이 퀴어 인권 운동하는 거랑 똑같다. 고의적으로 배제시키고 운동해도 모자랄 판에 누가 누굴 챙기고 있는가? 휴머니즘 챙기지 마라. 

 

여성인 네가 가장 억울하게 차별당한 존재다. 스스로 동정하라는 게 아니고 남성들의 행태에 분노하라는 말이다. 

 

남자들을 동정도 응원도 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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