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대상을 사랑한다면 그 대상을 그냥 있는 그대로 두고, 내가 어떤 욕심도 부리지 않고 멀리서 보며 사랑하는 거지. 그것을 내가 갖겠다고 생각하는 건 소유욕이지 사랑이 아니다.
사랑하면서 사귀자고 관계 갖고 싶다고 들이댄다? 그런 일은 있을 수 없다. 그들이 하는 건 사랑이 아니고 정복욕, 성욕, 소유욕, 자기애, 집착 등 욕망의 콜라보다. 지금 연애하고 결혼한 커플 그 누구도 서로 사랑한 사람은 없다. 사랑한다면 결코 연애하고 결혼할 수 없는 것이다. 감히.
사랑은 상대를 바꾸려고 하지도 않고, 내 욕심으로 상대의 인생에 영향을 끼치려고도 하지 않는다. 내 욕심대로 상대를 붙잡지도 어디 가둬두지도 않는 것이다.
그저 상대를 위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하되,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 것이 사랑이다. 상대가 내 도움이 필요 없다고 하면, 그저 물러서서 그의 행복을 빌어만 주는 것이 사랑이다.
상대를 내 뜻대로 바꾸려고 하고 간섭하고 집착하고 구속하는 건 사랑이 아니다. 남을 위해 밥을 하고, 몸 축내서 관계를 갖고, 몸 망가져가며 애를 낳는 게 사랑이라니.
오로지 자기 자신만 생각하면서 내 체면을 더 빛내줄 도구로서 선택하고 그 대상을 소유하고 싶은 욕망을 느낄 뿐이면서 사랑이라는 말을 쓰는 게 역겹다. 잘못돼도 한참 잘못되었고 모두들 착각하고 있다.
이런 맥락을 자기 자신에게도 적용해보자. 자신을 너무 학대하고 몰아붙이고 부족감을 느끼고 남의 눈에 더 훌륭하게 보이도록 만드는 건 자기 사랑이 아닌 것이다. 어떤 압박도 하지 않고 진정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아가도록 스스로 허용해주는 게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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